대중교통

왜 비행기에서 마시는 토마토주스는 유난히 맛있을까?

알파카100 2025. 11. 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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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이나 여행길에 비행기를 타면,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던 토마토주스를 갑자기 찾게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비행기에서 마시는 토마토주스는 유난히 맛있다”는 말도 흔히 들리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단순한 기분 탓일까요, 아니면 과학적으로 이유가 있을까요?

비행기 안은 특별한 환경

비행기 객실은 우리가 사는 지상과 전혀 다른 환경입니다. 순항 고도에서는 기압이 낮기 때문에 객실 내부도 지상보다 약 20~25% 정도 낮은 기압으로 유지됩니다. 여기에 습도는 10~20% 정도밖에 안 되는 건조한 공기, 그리고 엔진과 공기 흐름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런 환경은 단순히 불편함을 주는 게 아니라, 우리의 미각과 후각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기압이 낮고 공기가 건조하면 코와 입 점막이 마르면서 냄새를 덜 느끼게 되고, 그 결과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게 됩니다.

 

비행기 안에서는 ‘단맛’과 ‘짠맛’이 줄어든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비행기 안에서는 단맛과 짠맛이 약 30% 정도 둔감해진다고 합니다. 이 말은 평소에 먹던 과자나 음료가 비행기 안에서는 싱겁게,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신맛’과 ‘감칠맛(우마미)’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습니다. 즉, 비행기 안에서는 달콤하거나 짠 음식보다는, 감칠맛이 풍부한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토마토주스에는 ‘감칠맛’이 숨어 있다

토마토주스는 단순한 과즙 음료가 아닙니다. 토마토 속에는 글루탐산(glutamic acid) 이라는 천연 감칠맛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우리가 미소된장국이나 다시마 육수에서 느끼는 ‘우마미’ 맛의 핵심인데요, 이 감칠맛이 바로 비행기 안에서 살아남는 맛입니다. 게다가 토마토주스의 약간의 산미(신맛) 는 낮은 기압 환경에서 둔해진 미각을 자극해 주기 때문에, 상쾌하고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 마시면 “와, 이거 의외로 괜찮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지요.

 

소음도 맛을 바꾼다?

흥미롭게도, 비행기 엔진 소음도 맛에 영향을 줍니다. 한 연구에서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단맛이 덜 느껴지고, 대신 감칠맛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비행기의 웅웅거리는 소리 덕분에(?) 토마토주스의 감칠맛이 더 살아나는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항공사에서는 실제로 기내 식사 메뉴를 개발할 때 비행 중 맛 변화를 고려해 레시피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비행기 안에서는 토마토주스가 주인공

비행기에서 토마토주스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낮은 기압 → 단맛과 짠맛이 줄어듦
  • 낮은 습도 → 냄새를 덜 느끼게 함
  • 엔진 소음 → 감칠맛이 상대적으로 도드라짐

이 세 가지가 합쳐져서 토마토주스의 감칠맛과 산미가 돋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지상에서는 별로 찾지 않던 토마토주스를 비행기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입니다.

 

마무리

비행기 안에서 토마토주스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환경이 바뀌면서 미각의 균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비행기를 탈 때, 토마토주스를 한 잔 마시며 이런 과학적 배경을 떠올려 보세요. 단순한 음료 한 잔이 조금 더 흥미롭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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